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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만의 아스날 우승, 펩과의 이별을 맞이한 맨시티의 소식으로 EPL이 뜨겁지만, 이번 시즌 가장 잔인하고 숨 막히는 막장 드라마를 쓴 팀은 단연 북런던의 또 다른 축, 토트넘 홋스퍼일 것입니다.
시즌 초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을 시작으로, 큰 기대 속에 부임한 토마스 프랭크의 몰락, 소방수로 나선 이고르 투도르마저 차례로 경질되는 초유의 파국을 맞이했습니다. 프리미어리그 창설 이래 최초로 강등의 단두대 앞까지 끌려갔던 토트넘은, 시즌 막판 소방수로 부임한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의 지휘 아래 그야말로 '천신만고' 끝에 극적인 잔류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 토트넘의 몰락을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아니 모든 파국의 시발점이 된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잔인하리만큼 팀을 짓밟았던 '부상 잔혹사'였습니다. 웅장했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이 공포에 떨었던 그 잔혹했던 1년을 총결산해 보겠습니다.
1. 시즌 총평: 3명 경질과 강등 위기, '초토화된 병동'이 부른 참사
결과적으로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25/26 시즌은 구단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암흑기이자, 동시에 가장 불운했던 시즌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시작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적 고집과 그로 인한 선수들의 과부하 및 부상 릴레이였습니다. 얇아진 스쿼드를 소생시키기 위해 데려온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주전 라인업의 절반 이상이 전방십자인대(ACL), 햄스트링 등으로 한꺼번에 이탈하는 사상 초유의 '해체 수준'의 부상 악령을 맞이했습니다. 전술을 제대로 실험해 보기도 전에 유스 선수들을 끌어다 써야 하는 처참한 환경 속에서 프랭크는 결국 라커룸 장악에 실패하며 경질의 칼날을 맞았습니다.
뒤이어 부임한 '독불장군' 이고르 투도르 감독 역시 부상자들이 복귀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고강도 훈련을 감행하다 추가 부상자만 속출시켰고, 결국 선수단과의 불화만 키운 채 100일도 채우지 못하고 짐을 쌌습니다.
감독이 바뀔 때마다 전술이 바뀌는데, 뛸 수 있는 선수는 매주 줄어드는 절망적인 상황. 토트넘은 한때 18위 강등권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시즌 막판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이 잇몸으로 버티며 특유의 후방 빌드업과 정교한 패턴 플레이로 승점을 쥐어짜지 않았다면, 우리는 다음 시즌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토트넘을 볼 뻔했습니다.
2. 주관적 어워즈: 주관적 어워즈: "평가 불가" 내가 뽑은 최고의 선수 vs 최악의 선수를 비우며
이번 시즌 토트넘의 '주관적 어워즈'는 특정 선수를 단 한 명도 선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만큼 눈에 띄게 잘한 선수도 없었고, 반대로 특정 선수 한 명만 탓하기엔 스쿼드 전체가 부상으로 무너져 제대로 된 라인업조차 가동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선수(MVP): "전멸, 그나마 부상 병동 속 소년 가장들의 분투"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MVP'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매 경기 억지로 포지션을 변경해가며 뛰어야 했던 선수들에게 정상적인 폼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습니다.
굳이 언급하자면, 남들 다 쓰러지는 와중에도 심각한 과부하를 견디며 시즌 막판 데 제르비 체제에서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잔류에 필요한 결정적인 골과 수비를 해낸 2~3명의 선수들이 '독박 축구'를 하며 분전했을 뿐, 전반적인 경기력 측면에서는 아스날이나 맨시티의 에이스들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초라한 시즌이었습니다.
최악의 선수(Worst): "누구 하나를 꼽을 수 없는 병동 전체의 침묵"
워스트 역시 특정 선수의 이름을 기재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시즌의 절반 이상을 부상 치료와 재활로 보낸 고주급자 스타들이 수두룩했고, 간신히 복귀하면 폼이 떨어져 호러쇼를 보여주는 악순환의 연속이었습니다.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기록하고 온 공격진은 부상 여파로 시즌 내내 유효슈팅을 기록하는 것조차 버거워 보였고, 수비진 역시 매 경기 파트너가 바뀌는 부상 대참사 속에 조직력이 완전히 붕괴되었습니다.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라커룸에서 서로를 탓하며 모래성처럼 무너지던 선수단의 무기력한 분위기 전체가 워스트였습니다.
3. NEXT SEASON: 데 제르비 체제의 토트넘, 다음 시즌 전망은?
① 의무팀 전면 개편과 데 제르비 볼의 이식
지옥 문턱에서 팀을 구해낸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의 비시즌 최우선 과제는 전술 훈련이 아닙니다. 바로 팀을 파국으로 몰고 간 의무 및 트레이닝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편입니다. 부상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선수단의 컨디션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명가 재건의 첫걸음입니다. 그것이 선행되어야만 데 제르비 감독이 추구하는 상대의 압박을 유도한 뒤 정교한 숏패스로 3선을 해체하는 고난도의 강력한 빌드업 축구가 스쿼드에 정상적으로 이식될 수 있습니다. 프리시즌을 온전히 치르며 부상자들이 대거 복귀하는 다음 시즌부터는 토트넘의 체질이 180도 바뀔 것입니다.
② 후방 개혁의 서막: '철강왕' 로버트슨 & '완성형 센터백' 세네시 합류 확실시!
비시즌이 시작되자마자 토트넘 보드진이 데 제르비 감독을 위해 대형 선물을 준비 중이라는 확실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번 시즌 부상으로 붕괴했던 수비 라인을 완전히 뜯어고칠 앤디 로버트슨과 마르코스 세네시의 토트넘 합류가 사실상 확실시되었습니다.
- 앤디 로버트슨 (Andy Robertson): 리버풀의 전성기를 이끈 베테랑 풀백의 합류는 토트넘에게 신의 한 수가 될 전망입니다. 이번 시즌 토트넘 풀백 잔혹사를 끝낼 압도적인 기량은 물론, 풍부한 우승 경험을 바탕으로 멘탈이 무너진 토트넘 라커룸의 새로운 리더 역할을 해줄 수 있습니다.
- 마르코스 세네시 (Marcos Senesi): 본머스에서 검증된 왼발잡이 센터백 세네시의 영입은 데 제르비 감독의 '특급 주문'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세네시는 강력한 대인 수비 능력뿐만 아니라 최상급의 후방 빌드업 전개 능력을 갖추고 있어, 데 제르비 감독이 추구하는 후방 빌드업 축구의 핵심 축(LCB)으로 활약할 것입니다.
유럽 대항전마저 전면 좌절되어 경기 수가 급감한 것은 역설적으로 토트넘에게 기회입니다. 빡빡한 일정 없이 주 1경기만 치르며 선수들의 부상 위험을 최소화하고, 로버트슨과 세네시라는 든든한 뼈대 위에서 데 제르비 감독이 자신의 철학을 완벽하게 심기에 최적의 타이밍이 될 것입니다.
오프더볼의 한줄평
"엔제 경질, 프랭크 실패, 투도르 파국이라는 전무후무한 잔혹사, 그리고 팀을 집어삼킨 사상 최악의 부상 악령 속에서 간신히 프리미어리그에 턱걸이로 생존한 토트넘의 25/26 시즌은 눈물겹고도 부끄러운 기록이었습니다. 최고도 최악도 꼽을 수 없을 만큼 무너진 병동 전체를 이끌고 잔류를 확정 지은 데 제르비 감독의 지도력은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로버트슨과 세네시의 합류가 확실시되며 토트넘은 다음 시즌 완전히 다른 팀으로의 탈바꿈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과연 전술 천재 데 제르비는 이 든든한 새 수비진과 함께 다음 시즌 어떤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토트넘이 부상 악령을 떨쳐내고 다시 빅6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 여러분의 생각을 댓글로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사진 출처= Ge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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